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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그리스도인들은 많은 기독교 의식에 참여하면서도, 정작 그 의식의 기원이나 의미를 잘 알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신학자들과 신•구교 사이에 가장 의견이 분분한 것이 바로 '성찬'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성찬으로 인하여 생기는 많은 오해들과 분열은 성찬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거나, 성찬을 통해 의도한 예수님의 궁극적 목적을 잘못받아들여서가 아닐까?
톰 라이트는 '성찬'에 대한 그의 연구와 이해를 간단하면서도 쉽게 풀어낸다(물론 내용이 너무 적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는 1부 '이 모든 것의 기원'에서 관찰자의 관점과 쉬운 대화체로 이 책을 시작한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수 성찬의식의 기원 부분을 재치있게 묘사해내는 모습에서 그의 깊이를 더 느낄 수 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모두 여기에 있다는 것, 모두 하나라는 것,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을 안다는 것, 오래 전에 우리를 구원하셨던 것처럼 또다시 구원하실 것을 안다는 거죠. (P.23)
저자는 성찬의 기원에서 유월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참 이후의 유대인들이 유월절 의식에 참여하고 있는 시점에서 출애굽당시의 상황을 느낄수 있게 이야기를 배치함으로써, 2부에서 이어질 성찬에 대한 이야기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본격적으로 2부 '감사의 잔치'에서는 성찬의 현주소와 성찬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성찬에 대한 그의 이해는 특히 하나님나라에 대한 그의 관점을 엿볼 수 있다.
그분의 죽음은 승리였다. 예수님은 사망과의 맞대결에서 사망을 보기 좋게 때려눕히셨다. 세상에서 당할 수 있는 최악의 사건을 통해 그분은 오히려 최고가 되셨다.(P.44)
신약 성경의 핵심은 하나님이 성육신하신 예수님을 통해 그리고 그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세상에 대한 그분의 비밀 계획을 드러내셨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지금 이 순간에 이루어졌다고 선포하셨다. 하지만 그 나라는 사람들이 기대했던 그런 나라가 아니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나라가 같은 선로 위를 달려와 자신들과 충돌하여 모든 소망을 산산조각 내 버리는 기차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부활절 아침에 다시 실아난 소망은 그 나라가 원래 하나님이 구상하셨던 바로 그 나라임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하나님의 미래가 예수님 안에서 현재로 들어왔고, 그것은 우리 과거의 일부가 되었다.(P.65)
우리는 다락방 만찬에서 출발하여 하나님의 신세계에서 펼쳐질 위대한 잔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갈보리와 부활절의 승리에서 출발하여 사망이 사망하는 최후의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각 정거장마다, 즉 예수님의 식사를 기념할 때마다 하나님의 과거가 우리에게 달려오고 하나님의 미래가 우리를 마난러 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P.66)
예수님은 역사의 중간에 서서 양 팔을 과거와 미래에까지 뻗어 그 모두를 품에 안으셨다. 죽음까지 불사하시면서 말이다. 우리가 그분의 십자가 아래 설 때, 그분의 마지막 식사를 추억하며 성찬 식탁에서 먹고 마실 때, 그분의 유일한 희생제사의 결과로 제단에서 함께 먹고 마실 때, 그분은 우리와 함께하셔서 우리에게 자신의 몸을 먹이시는 것이다. (P.86)
성찬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첫째로, 우리 앞에 놓인 음식은 하나님이 미래에 우리를 먹이신다는 것을 상징한다. 둘째로, 우리 앞에 놓인 음식은 예수님이 '내 몸'과 '내 피'라고 말씀하셨던 것이다. 셋째로, 성령은 현재에 신비한 방법으로 역사하심으로써 하나님의 새로운 세상에서 누릴 삶을 기대하게 만드신다. 성찬(이야기, 드라마, 행위들, 그리고 무엇보다 기도와 사랑)의 모든 행위 속에서, 성찬 음식은 성령의 신비한 역사를 통해 다가올 세상에서 우리를 먹일 그 음식을 진정으로 고대하게 만든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 그 음식의 이름은 바로 '예수님'이다.(P.86)
저자의 성찬에 대한 이해는 하나님나라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긴장과 맞닿아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임한 하나님나라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앞으로 도래할 하나님나라를 위해서 어떠한 모습으로 살아야하는가? 예수님께서는 왜 이 성찬의식을 우리에게 기념하게 하셨는가?라는 질문에서 이 성찬의 의미를 풀어간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얇은 책이라 아쉬움이 있지만, 더 깊이있게 묵상하며 제대로된 의식을 가지고 이 성찬의식에 참여할 수 있을것 같다. 보통 고난주간과 부활절에 성찬을 하는 곳이 많은텐데, 성찬에 대한 이 책을 읽어보고 참여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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